로미오와 줄리엣

Category :: 삶과 일상


어제 간만에 뮤지컬을 하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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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
보면서 느꼈던 점 몇 가지를 적어보면,
예전에 소설로 읽었을 때는, "호적에 잉크도 안 마른 것들이 사랑타령을"
또는 "개념없는 년놈들이 모여서 칼부림이나 하고 지랄들이야"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고 그게 끝이었다.
그런데 요즘 common sense restore project를 하면서 보니,
인간의 숙명, 개인의 자유와 사회질서, 운명, 사회화 등등 조낸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이 모든 것들을 극한까지 밀어내 보여주기 때문에, 억지스러운 부분이 분명 있지만
그 중심에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 밖에 없는 고민들이 존재했다.

사람은 누구나 아는 만큼 느끼기 때문에 나는 그걸 느낀걸까?
아니면 예전에 읽었던 문고판 로미오와 줄리엣과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수준 차이가
그런 느낌을 전달해 준걸까?
아니면 둘 다 일까?

하여간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면서
얼마 전에 읽은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이 떠올랐고,
예전에 읽은 최인훈의 광장이 생각 났다.

연결되는 이야기 #1
97년도에 학교 후배랑 종로에서 영화를 보기로 한 적이 있었다.
나는 당시 액션을 보자고 했고 (무슨 영화인지는 기억이 안난다),
그 친구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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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나는 사람도 있을텐데, 당시 여자들이 환장했던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했더랬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제임스 딘 풍으로 각색을 한 영화였는데, 여자들은 디카프리오를, 남자들은 줄리엣 역할을 한
여배우를 빼면 볼 게 없는 영화였다.
하여간 나와 그 후배의 취향이 달라서리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일단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재미가 없으면 자기가 밥을 사겠다고 해서 이 영화를 봤었다.
그리고 그 후배가 다 보고, "밥 제가 살께요"하면서 밥을 샀다.

연결되는 이야기 #2
지난 주에 전략그룹 생일자 파티가 있었다.
올해 들어 새로 생긴 행사인데, 한 달에 한 번씩 전략본부 생일자를 모아 축하해준다는 구실로
술을 먹는 자리이다.
1차가 끝나고, 눈치보면서 빠지려고 1층까지 내려왔는데 상무님이 전화를 하셨다.
끌려가서 2차에서 소맥 폭탄을 먹고
3차에서 양폭을 먹다 장렬히 전사를 했다.
당시 멤버 6명 중 전사자가 둘이었는데, 한 명의 전사자는 홍 과장이 처리하고,
남은 나를 어떻게 처리할까 하다가,
상무님 차로, 나를 배달하기로 결정이 난 모양이었다.
그래서 3차에서 끊긴 필름이 다시 이어진게 집 근처 편의점.
정신을 차려보니 상무님, 차장님, 과장님이 와이프랑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응? 하면서 잠깐 정신을 차렸다가 다시 꿈나라로 직행.
다음날 아침 겨우 일어나,
출근은 해야지 라는 강한 일념으로 부엌까지 기어가 꿀물을 마시고
택시타고 출근.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직행 토하는데,
아니 이게 왠일! 맑은 물이 나오는게 아닌가?
어라? 나 어제 조낸 토해서 위액 토하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앗... 맛이.. 달다.. 이건 꿀이잖아?
내가 벌이 된건가? 아니면 벌이 내가 된건가?

며칠 후 상무님이 조용히 부르더니
요즘 술도 많이 먹고 늦게 들어갔으니 이번주에 와이프랑 공연이라도 봐라 하면서
준 티켓이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
그것도 R석.

하여간 뭐 하나 보고 글 좀 쓰려고하면 이렇게 길어진다니까.
역시 세상에 간단한게 없다. 뭐든 설명 한 번 하려면 온 데를 다 다루면서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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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6 13:18 2009/02/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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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비 2009/02/16 19:32

    쳇! 그러고 보니 가계부를 소설로 쓰는 잔다르크형을 따라하고 앉았네. ㅋㅋ
    짧고 간결하게 뮤지컬 감상기나 쓸 것이지. 아아아... 나도 폭탄주 먹으면 로미오앤줄리엣 보여주는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으흑... ㅋㅋㅋ 난 죽을 각오로 마실 수 있는데에에에에에~~~ ㅋ

    • thedream 2009/02/17 08:40

      덧글을 소설로 쓰고 있구만..
      잔다르크유형의 가계부를 소설로 쓰는 건, 그냥 fact만 적으면 되는데 거기에 장미빛 상상을 더해서 쓴다는 말이고, 내가 길어지는건 context를 설명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오는거지. 니가 잔다르크 유형이라는 거에만 심취하지 말고 MBTI 공부 좀 제대로 해보셈.

  2. 스파크형. 2009/02/24 16:35

    토한거 먹어봤어요?ㅋㅋ 아~~디러~~~~~~
    그나저나 두 분은 여기서도 싸우세요? 그만들좀 하세요.ㅋㅋ
    앗, 그리고 난 스파크형이에요.에헤헤~~

    • thedream 2009/02/25 17:49

      흠.. 수현인가?
      토한다는 프로세스가 말이야.. 위에서 먹은 것이 식도를 거쳐 입으로 배출되는 형태니까..
      우리가 맛이란 것을 혀에서 느끼잖니..
      그럼 입으로 배출될 때, 혀에 닿는게 당연하겠지? 그럼 맛도 느껴지겠지?

  3. 白배달부 2009/03/04 15:24

    장렬히 전사했다... 너마저 자기미화의 넢에 빠지다니. 실망이다.
    넌 그냥 엎어져 잔거다. 조용히 곱게, 의식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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